미래학의 대가 앨빈 토플러가 한국여성에게 전하는 메세지

 

미래학의 대가, 엘빈 토플러

 [세계여성포럼 강연에 앞서 12일 기자간담회]

화폐의 발명은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화폐와 관련된 것만 생각하게 됐다. 이 모든 것(화폐경제)은 화폐와 관련되지 않은 경제가 없으면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제3의 물결’, ‘부의 미래’로 유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79, 사진)는 돈이 거래되는 경제가 있으려면 돈이 거래되지 않은 경제도 있어야 한다며 비화폐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포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사회가 되고 있다며 그동안 제2의 경제(2nd Economy)에 대해선 다들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천년 전 인류는 돈도, 시장도 없이 살았다며 우리가 책에서 배운 경제는 경제의 좁은 일부만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지식 습득 비결이 외국 신문을 매일 읽는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뉴욕타임즈 등 미국 신문과 함께 요미우리 신문 영문판 등 서너가지 신문을 읽는다고 말했다.

1928년생인 그는 뉴욕대학을 졸업하고 ‘미래(未來)’지 부편집자, ‘포춘’지 편집장, 코넬대학 초빙교수를 지냈다. 1949년엔 미국 공업지대에서 용접공 일을 하기도 했다. 아래는 기자간담회 내용 전문이다.

- 최근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충격이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당신이 저서 ‘부의 미래’에서 ‘자본 인프라의 변화가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강하다’고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자본과 인간의 미래는?

▶자본주의 경제구조는 지금 바뀌어 왔고 바뀌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돈을 통해 사고 파는 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교육을 실시했다. 돈이 거래되는 경제가 있으려면 돈이 거래되지 않은 경제도 있어야 한다. 비화폐경제는 늘 있었는데 아무도 이런 사실엔 신경 쓰지 않는다.

수천년 전부터 인류는 돈 없이 살았다. 직접 음식을 재배하고 옷과 집을 만들었다. 돈도 없고 시장도 없었다. 나중에 화폐라는 것이 생겨났다. 이는 소중한 발명이긴 하나, 이제는 화폐와 관련된 것만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화폐와 관련되지 않은 경제가 없으면 성립할 수 없는 이다.

집에 칠할 때 여러분은 사람을 고용해서 칠하거나 직접 할 수 있다. 어느 것이든 결과는 같다. 집엔 색칠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고용해서 칠하면 GDP가 되고 경제에 기여하는 결과가 된다. 반대로 본인이 직접 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제의 일부가 되지 못한다.

이런 노동은 경제 수치에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책에서 배운 경제는 경제의 좁은 일부만 보여준다.

돈이 오고 가지 않는 경제 활동은 여성들이 많이 한다. 미국에서 여성의 사노동 가치는 얼마나 될까를 조사했다.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가는 등 엄마가 하는 노동의 가치를 환산했더니 연간 13만4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굉장히 중요한 것임에도 경제활동으로 계산하지 않고 있는 활동이다.

- 여성과 미래에 대해 말해달라.

▶지금 한국, 미국, 세계 각국은 많은 변화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지식 기반 사회로의 전환이다. 경제뿐 아니라 사회정치문화 전반에 거쳐 변화를 겪고 있다.

제1의 물결은 농업, 제2의 물결은 산업, 제3의 물결은 지식기반 경제로의 이행이다. 미국에서 1950년대 중반에 시작된 물결이다. 굴뚝 사업 종사자수보다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숫자가 더 많아졌다.

이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50년대 처음으로 피임약이 발명됐다. 국가 단위의 여성기구가 설립되기도 했다. 내 아내 하이디도 여성 문제에 관심 많아 혼자 활동했다.

굴뚝산업은 남성적 힘이 중요한 사회였다. 이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은 지식, 뇌다. 이에 따라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있다.

내 아내만 해도 스마트하고 어떤 일도 과감하게 하는 처리한다. 나와 함께 많은 책을 썼고 오늘 이 자리엔 건강 상 문제로 함께 오지 못했지만 많은 일을 함께 했다.

제 아내와 일화를 소개하겠다. 첫 베스트셀러인 ‘미래충격’이 일본에서 번역되어 나왔을 때, 기자회견장에 온 마이니치 기자가 내 아내 하이디를 인터뷰했다. 그 다음날 “일본이 하이디 쇼크를 겪고 있다”고 대서특필된 적이 있다.

- 한나라당 대선주자였던 박근혜씨와 지난해 식사한 적이 있다. 그가 경선에서 떨어진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났던 건 내가 한국 정치에 대해 잘 몰라 아이디어를 얻고자 했던 것이었다. 또 유력한 대통령 후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당과 인연 맺기 위해 만난 건 아니다.

여성과 정치는 전 세계적으로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여성정치인이 늘어나는 건 세계 어디서나 필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미국만 해도 여성 대통령 후보가 나오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투표를 할 때 여성, 남성이라는 성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역사를 보면 끔찍한 왕도 있었지만 끔찍한 여왕도 있었다. 앞으로 여자들을 정치적으로 더 깊이 받아들이고 여자들도 더 깊이 정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여성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는가?

▶한국 여성이 남성 못잖게 지혜롭고 똑똑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여성들이 기회를 얻기 위해선 애쓰고 힘써서 얻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 경제 상황을 잘 모르지만 어느 사회든지 지금 어느 사회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비즈니스, 산업 즉 경제다. 신경제는 근육보다는 지식의 힘에 기반하고 있다. 많은 여성이 IT기업, 기술 발전의 선두에 서 있다.

고도로 발달된 현대기술에서 고도로 발달된 산업 분야로 진출하게 되면 여성의 권리, 지위가 더 향상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베이를 시작한 사람도 여성이지 않은가.

- 여성들 중엔 정보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유용한 지식 습득 방법은? 본인의 노하우를 소개해달라.

▶인터넷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더 많은 사람이 얻을 수 있다. 하루 일과로 아무리 지쳐 있고 해도 집에서 클릭 한 번 못할 정도로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컴퓨터, 통신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재택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 조립라인에서 일하던 시절엔 정확히 작업시간에 가 있어야 했다. IT의 발달로 여러분들은 자기 페이스대로 일하는 게 가능해졌다.

또, 육아 때문에 집을 떠나지 못하던 여성들이 자신의 쇼핑몰을 찾는다든지,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제3의 물결을 하이디와 함께 쓸 때 발견했던 기회가 지금은 현실화됐다. 여성만 집에서 회사를차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남성이 함께 인터넷 회사를 차릴 수도 있다.

나 역시 정보와 지식을 미디어와 인터넷으로 얻는다. 나는 복잡한 사회를 대상으로 살펴본다. 비단 경제뿐 아니라 도대체 어떤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가를 살피고 있다. 어렵지만 보람된 일이다.

조언을 한다면 자신의 나라 이외의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걸 게을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 다양한 사건, 현상을 접해야 한다.

특히, 외국 신문을 읽어야 한다. 나는 요미우리 신문 영어판을 읽는다. 뉴욕타임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다. 국내 신문에만 집착하지 말고 외국 신문 읽기를 바란다.

또, 다양한 친구를 가져야 한다. 내 친구 중엔 일반적으로 상식의 틀에 들어가지 않는 친구도 있다. 사진가 겸 기자 겸 작가인 친구도 있다. 그는 개방 전 중국에 들어가거나 오지의 노예제도를 파헤치기도 한다. 또 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전형적인 직장인 친구도 있다.

-신문을 통해 정보를 많이 얻는다고 했다. 신문의 미래는?

▶나는 신문(의 역사)이 끝나는 날까지 신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읽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신문은 산업화(과거)의 산물이었다.

몇 년 전 임페리얼 호텔 로비에 아사히 신문이 원하는 신문지면만 뽑아볼 수 있는 복사기를 가져다 놓은 것을 봤다.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신문을 서너가지 받아보지만 받자 마자 보기를 원하지 않는 섹션을 뺀다. 원하지 않는 지면을 대량으로 무작정 생산함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많은 숲을 파괴하고 있는가. 신문도 대량화를 탈피하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

그렇지만 인터넷은 못하는 것이 있다. 신문은 가지고 주머니에 넣고 화장실에 갈 수 있지만 인터넷을 보기 위해 스크린을 들고갈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보다는 신문으로 뉴스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종이는 유연하고 개인적 수요에 맞는다.

문제의 해결법은 전자신문(eletronic paper)이다. 미국 MIT대학은 수년 동안 종이처럼 가벼운 기계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by 크라시오스 | 2007/09/15 13:34 | 교양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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